*돌아오지마 1.멀리 간다고 말했다.그리고 멀리 떠났다.그 곳에서 행복했으면 좋겠다.그 곳에서 아프지 말았으면 좋겠다. 2.내심 아빠는 나에게 많이 서운했나보다.나에게 다신 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애교가 더 많고, 더 사근사근한 딸이 되고 싶은데.왜 나는 그러지 못했을까.앞으로는 그럴 수 있을까.노력하자. 노력하자. 3.새파란 시간들이 지나가고 있다.언제까지나 새파랗으면 좋겠는데,그렇게 된다면 언제까지나 서툴꺼다.서투르지 않으려면 새파랗지 않아야 하는 걸까.새파라면서도 서툴지 않을 수 있을까.천년만년 새파란 것이 좋은데.하지만 천년만년 서툴기는 싫다. 4.생각보다 나는 그리 좋은 사람이 아니였다.항상 나는 널 탓했다. 너의 사고방식을 부정적으로 생각했고, 너의 마음을 의심했다.나를 많이 사랑하지 않..
*꽃다발 1.4시간을 꼬박달려 경북대에 거의 도착할때쯤 경북대 주변 꽃집에 전화를 걸었다.3개의 꽃다발을 주문하고 20분 뒤 꽃집에 도착했다.꽃집은 아담했으며 소소했다.꽃집에 들어가니 두 개의 꽃다발은 예쁘게 만들어져서 물이 조금 찬 양동이에 자리잡았고, 아주머니께서 나머지 하나의 꽃다발을 만들고 계셨다.양동이 안을 보니 자두만한 새빨간 장미들이 옹기종이 모여있는 꽃다발과,라넌큘러스 몇 송이가 포인트 삼아 만들어진 꽃다발이 눈에 들어왔다.꽃 색의 조화가 예뻐서 쳐다보고만 있어도 행복했다.그리고 아주머니가 만들고 계신 꽃다발로 눈길을 던졌다.마지막 꽃다발은 엄청엄청 큰 보랏빛 수국이 포인트로 잡힌 꽃다발이였다.아주머니는 특별히 하나는 더 멋있게 만들어주고 싶다고 하시면서 만들었다고 하셨다.수국은 특별히 시..
*마음의 방향 내가 추구하고 있는 방향이 어느 쪽인지는 사실 나 조차도 모르겠다.언제쯤 그 방향을 알까.난 아직 방황중이다. -Hee ---------------------------------------------------------------------------------------도란도란 프로젝트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http://doranproject.tumblr.com/
*아픔 1.나는 상처받기가 싫었다.그래서 내게 가시가 돋았는지도 모른다.어떻게 해서든 내 자신을 방어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서오히려 가시돋힌 말들로 타인에게 상처를 주었다.그게 어떤 때에는 습관이 되어서 정말 아무런 사심없는 말들까지도타인에게 상처를 주었던 적이 종종 있었다.그렇게 생각지못하게 오해를 산 적도 많았고,상처받은 타인이 내게 먼저 다가와 그런 이야기를 건네기도 했다.그럴때마다 차라리 내가 조금 더 유해지고 상처를 받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라고 생각해보았지만말처럼 쉽게 되지 않았다.어느 순간 내가 먼저 철벽방어를 하고 있는 내 모습이 느껴졌다.그래도 옆에서 나를 지켜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어떻게든 내 편이 되어주고, 내가 잘 못 던진 이야기들이나, 말투 등을 바로 잡아주는 사람이 있다..
*당연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 1.독이 되었다.당연하다는 생각이 나에겐 독이 되었다.내가 내 무덤을 파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내 안에서 공고하게 뭉쳐진 당연함은,단단하게 뭉쳐진 당연함이 그대로 나를 때리고 지나갔다.착각과 오해의 문제가 아니였다.그것들보다 훨씬 더 차원이 높은 것들이였다.나는 그 당연함을 지키려고 했지만,본질부터 틀리게 뭉쳐진 당연함은 지켜낼 수 없었다.수 많은 번뇌 끝에 그 당연함을 버리기로 마음 먹었다.사실 당연함은 내 가치관과 한 끝의 차이이기에 버리는 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그래도 내게 독이 되는 것을 부러 들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2.너와 내가 한 배를 탔다고 해서앞으로의 항해 내내 순조롭진 않겠지. 3.집 앞에 도착해서비밀번호를 누르고 집의 문을 열었는..
*순간 1.2주 전부터 목이 갑갑하더니, 의사가 편도염이라고 했다.목 안이 다 헐고, 목 안에 백태까지 생겼다고 한다.몸에서 열도 난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3일을 꼬박 집에서 쉬었다.아, 그리고 의사가 커피도, 술도 모두 마시면 안된다고 했다.그 두 가지의 금기사항이 나를 생각보다 답답하게 만들었다.왜 나는 꼭 여름이 되면 아플까. 겨울에는 감기 한 번 안걸리고 멀쩡하더니.예전에도 여름에 몸살이 제대로 나서 일주일동안 방 안에서만 골골대며,겨우 아빠가 지어온 정체불명의 센 약을 먹고 나은 적이 있다.여름을 좋아하는데, 이렇게 여름만 되면 아파서야 되겠나.내년 여름에는 아프지 않길 다짐해본다.몸에 컨디션이 급속도로 나빠져서 몸이 내 말을 듣지 않을 때가 제일 싫다.몸이 아프면 무기력이 찾아온다. 제발 아..
*고요 1.지금까지의 나는 감정의 선을 잘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누군가에게 드는 감정이 지나치게 선을 넘어버리면,넘은 선을 쉽게 잊을 수 없고, 쉽게 그 선을 넘어버릴 수 있기에.최근에 지금까지 살면서 잘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들을 느꼈다.특히 똑같은 '화'가 나더라도,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은 실로 다양했다.동시에 내가 지금껏 '화'라는 감정을 다채롭게 느껴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최대한 '화'를 내지 않으려고 했고,'화'가 내 자신을 감싸지 않게 노력했었다.하지만 '화'를 영원히 피할 수는 없었기에.다양한 '화'들이 나를 지나칠 때마다, 그 '화'를 표출하지 못했다.그냥 당황스러웠다.이런 감정을 느끼는 내 자신에게 당황했다.어떻게 이야기하고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해 하나도 떠오르는 것이 ..
*친구 예전에, 친구를 외국으로 떠나보내야 하는 일이 있었다.사실 그땐 엄청나게 실감이 나지 않았고,그때 나는 내가 참 감정표현에 서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머리로는 잘 다녀오라고, 몸조심하라고, 정말 보고싶을거라고,많이 걱정할거라고, 그리워 할 거라고, 이왕 가는거 정말 야무지게 하고 오라고,많은 것들을 보고, 듣고 오라고, 좋은 사람들도 잔뜩 만나라고,그렇게 차분하게 얘기해주고 싶었는데,막상 헤어지는 순간에 이야기를 꺼내려니 눈물이 쏟아졌다.바보같이. 만감이 교차하며, 마음이 한가득 벅차올라 말보다 눈물이 먼저 나왔다.그래서 머릿속으로 몇 번이나 되뇌이고, 준비하고, 연습했던 말들을 거의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쏟아지는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 시선을 저 멀리 던졌지만,이미 친구는 나의 눈물을 보았고..
*상자 1.케익상자를 들고다니면기분이 좋다.곧 상대방을 만나 잔뜩 축하해주고,함께 함박웃음을 지을 수 있는 시간이바로 코 앞에 있는 것 같아설레고 기분이 좋다.굳이 생일이 아니어도.좋은 날엔 케익을 자주 떠올리고,결국 케익을 산다.요즘엔 친구들과 자주 모이지 못하지만,종종 케익 하나와 흔한 와인 한 병을 사들고친구들끼리 모여 잔을 기울이고,하하호호 웃으며 케익을 먹었다.아무런 기념일 등이 아닌데도그 날이 우리에겐 특별한 날이 되었다.케익상자를 들고 가는 곳은곧 행복한 기운이 넘치게 된다.내가 케익을 사는 날이 많았으면 좋겠다. 2.그 사람은 아주 귀엽게 맥북 뒤에조그마한 상자를 숨겨서 천연덕스럽게 걸어왔다.하지만 나는 그 사람의 폼만 봐도맥북 뒤에 뭔가 있구나, 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깨달았다.그리곤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