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서 씻고, 밥을 먹고, 옷을 입고, 밖에 나가기 직전에 딱딱한 하드렌즈를 내 눈에 넣는다. 엄청 나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좋지도 않은 눈 덕분에 렌즈통은 항상 내 핸드백 안에 들어 있다. 하드렌즈엔 먼지가 조금이라도 묻거나 하면 눈도 못 뜰 정도로 아프기 때문에, 실수로 렌즈통을 들고 나오지 않는 날엔 왠지 모르게 불안하다. 지금 내 눈은 하드렌즈를 더 밀어내려고 한다. 원래 눈 위에 동동 떠다니지만, 눈이 피곤하면 하드렌즈를 밀어내 조금 더 떠다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럴 때 집에 도착해서 렌즈를 빼면 굉장한 해방감을 느낀다. 며칠 잠을 많이 못잤더니 피곤하다. 초점이 자꾸만 또렷함을 거부한다. 얼른 집에가서 렌즈를 빼야겠다. 그런데 아직 라식이나 그런 수술은 생각해보지 않았다. 뭔가 내..
지속적인 관계가 존재할까 궁금했다. 도망치고싶고,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 때쯤, 항상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 궁금했다. 왜 그럴까. 어렴풋이 느낀건 누군가가 나에 대해 내가 생각하는 이상의 것을 원할때 , 바랄때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언제든 떠났다. 도망치고 싶어하지 않을 거라는 순간이 생각보다 빨리 온건지, 안온건지 잘은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지키고 싶어하는 듯 하는 이런 비스무리 한 감정이 들었다. 단순히 사람 뿐만 아니라 시간과 느낌과 감정과 편안함 모두. 고맙다는 감정이 들기도 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이런 감정이 오래오래 지속되다보면 자연스레 관계도 오래오래 지속될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추운 겨울날 고슴도치 두 마리가 서로 사랑했다.추위에 떠는 상태를 보다 못해 자신의 온기만이라도 전해주려던 그들은가까이 다가가면 갈수록 상처만 생긴다는 것을 알았다. 안고 싶어도 안지 못했던 그들은 멀지도 않고 자신들 몸에 난 가시에 다치지 않을 적당한 거리에 함께 서 있었다. 비록 자신의 온기를 다 줄 수 없어도 그들은 서로 행복했다.사랑은 그처럼 적당한 거리에 서 있는 것이다.멀지도 않고 가깝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에서 서로의 온기를 느끼는 것이다. 가지려고 소유하려고 하는데서 우리는 상처를 입는다. 나무들을 보라 그들은 서로 적당한 간격으로 떨어져 있지 않는가 너무 가깝게 서 있지 않을 것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고 그늘을 입히지 않는 것. 그렇게 사랑해야 한다. 그래야 그 사랑이 오래 간다. -이정하
그래, 결국엔 다 내 마음가짐이며, 내 마인드컨트롤이 가장 중요한거다.
오늘 낮에 치과를 갔다가 커피향이 정말 잔뜩 나는 카페에 갔다. 오랜만에 맡는 커피향이라 그런지 몰라도 정말 완전 좋았다. 요 근래에는 대부분 커다란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만 가서 그런지, 그다지 커피향을 맡을 수 없었는데. 오늘은 여러가지 원두도 팔고, 직접 핸드드립도 하는 개인 카페라서 그런지 커피향이 제법이였다. 이 당시, 밖엔 한 낮임에도 불구하고 흐리고 빗방울이 한 두방울씩 떨어지고 있었고, 바람이 굉장히 많이 불어서 카페 앞에 우거진 나무의 나뭇잎들이 찰랑찰랑 흔들렸다. 그런 밖을 보며 커피향을 맡고 있으니 마치 엄청 추운 눈 내리는 겨울에 따뜻한 카푸치노를 마시는 기분이랄까. 동시에 무슨 변덕인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여름이 엄청 빨리 지나가서 서운한 기분도 들었다. 언젠가, 나만의 잡지를 만들고..
오늘 오후, 몸이 매우 피곤해 하길래 낮잠을 자려고 누웠다. 근데 영혼없이 눈만 감고 있다가 떴다. 그리고 티비를 틀었다. 온갖 채널에서 예능프로가 나왔다. 근데 정말 하나같이 전부 재미가 없었다. 그렇게 채널을 수 차례 돌리다가 그냥 방에 들어가서 책을 읽었다. 하지만 그 책도 기대이하였다. 재미가 없었다. 그리고 저녁으로 라면을 먹었다. 베가 부르지도 않고, 그리 맛있지도 않았다. 먹고 난 후 오히려 속이 쓰렸다. 겨우 몇 시간이 지난 후 속쓰림이 가라앉았다. 차라리 잠이 왕창, 정말 눈꺼풀이 무거울 정도로 쏟아졌으면 좋겠는데 그런 것도 아니었다. 그치만 몸은 자꾸 힘들다고 아우성쳤다. 하는 수 없이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웠다. 온도차를 급격하게 느끼는 몸 덕분에 창문은 거의 닫고, 가디건을 입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