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사실 그렇게 생겨먹었다. 인연읜 시작은, 그토록 어리숙하고 애매하게 첫 단추를 꿴다.마치 첫 여행이 그런 것처럼. 별 기억이 아닌데도 한 사람의 기억으로 웃음이 날 때가 있다. 돌아보면 그렇게 웃을 일이 아닌데도 배를 잡고 뒹굴면서까지 웃게 되는 적이. 하지만 우리를 붙드는 건 그 웃음의 근원과 크기가 아니라, 그 세세한 기억이 아니라, 아직까지도차곡차곡 남아 주변을 깊이 채우고 있는 그 평화롭고 화사한 기운이다. 인연의 성분은 그토록 구체적이지도 선명하지도 않은 것으로 묶여 있다. 그래서 나는 누군가가 좋아지면 왜 그러는지도 모르면서 저녁이 되면 어렵고, 밤이 되면 저리고, 그렇게 한 계절을, 한 사람을 앓는 것이다.
한떄는 소호였다. 사무치게 살고 싶은 곳. 그곳에 가면 내가 살면서 앓던 모든 것이 나을 것 같았다.내가 알고 지내고 속해 있던 고만고만한 세계가 흠씬 두들겨 맞는 느낌이랄까. 오래전 한때의 소호는 그런 설렘과 긴장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동네였다.그때 당신과 나는 소호에 있었다. 당신과 처음으로 향한 먼 곳이었다. 어떤 도망이었다.그리고 지금 나는 혼자 소호에 있다. 그때 당신과 내가 머물던 호텔의 건너편이다.새벽녘 저 창문을 열고 창밖으로 머리를 내고 담배를 피우던 기억. 담배를 피우는데 어디선가 커피향이 몰려와서 주방에 전화를 걸어 아침을 시켜먹던 기억.그때는 바깥으로 이 거리가 있는 줄 몰랐다. 그때는 그 작은 방 안에 당신과 나의 모든 것이 엉켜 있었다.당신이 나에게 신발을 사주었었다.당신 혼자..
서로 눈을 마주보며 이야기하고 있더라도,그 상대방과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을 수 있다.대화를 하다보면,상대방이 정말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서 듣고 있는지,아니면 내 이야기를 듣지 않고 자기 이야기를 하기에만 몰두하는 건지,느껴진다.그럴 땐, 내가 지금 누구와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건가, 라는 생각이 든다. 표현. 표현은 중요하다.누구에게, 무엇을, 어떻게 표현하느냐는 더더욱 중요하다.자신은 표현을 한답시고 하지만, 상대방은 그게 와닿지 않을 수 있다.상대에게 맞는,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게 표현을 하는 것도 정말 능력이다.진심은 언젠가 통한다. 라는 말은 뜬 구름 잡는 소리다.
생각해보니 며칠 전, 이상한 날이 있었다. 음, 사건의 전말은 아마도 밤 10시 20분경? (사건의 전말이라기 보다는, 왜 이상한 날이였는지 곰곰이 되짚어보다가 그 시간부터 오해가 시작 된 듯 해서 그 시간으로 정했다) 그때 나는 티비를 보면서 더치커피를 물에 희석시켜서 마시고 있었다. 그 더치커피는 케냐AA였고, 원액을 물에 한.... 1:2.5 비율로 타서 마셨다. 그리고 나서 새벽 3시쯤인가, 침대에 누웠다. (요즘 자는 시간이 늦긴 했다) 오늘은 왠지 침대에 거꾸로 눕고 싶었다. 그래서 베개를 발 쪽에 놓고, 거꾸로 누웠다. 그리고 한.. 얼마나 지났을까. 잠이 안오는 것이였다. 내 책상에 맥북이랑 아수스노트북이 있는데, 그 날따라 두 개의 노트북 모두 제대로 전원을 끄지 않고 그냥 닫았는데, 아..
방전이 되었다는 건,재충전을 할 수 있다는 의미겠지.
비록 320ml밖에 못 뽑았지만,내 피가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헌혈증 기부해야지.아.. 아니면 엄청먹고 500ml 뽑을때까지 먹고 또 먹을까.ㅋ밥먹고 진짜 바로 가서 배가 너무 부른 상태였는데,헌혈 끝나고 간호사언니가 포카리스웨트를 왼손에 꼭 쥐어주었다.그것도 위에 캔뚜껑 따서............꼭 원샷하고 내려오라고.안그러면 안된다고 ... (ㅜㅜ)나 진짜 너무 배부른데 완전 억지로 꿀꺽꿀꺽 다 마시고 내려왔다.그리고 CGV 영화티켓 받았다. 힛. 기쁜 마음으로 영화를 보러가야지! 전혈은 2개월에 한번씩 할 수 있다고 한다.빨리 2개월이 훌쩍 지나갔으면 좋겠다.헌혈 또 하게!
설탕쿠키를 한 입 먹은 해롤드는 결국 모든 게 잘될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때로 우리가 두려움과 절망을 느낄 때 판에 박힌 일상에 빠질 때희망이 없고 비극에 빠질 때우린 설탕 쿠키를 주신 신에게 감사드린다.그리고 쿠키가 없을 때 피부에 닿는 친근한 손에서 안식을 찾을 수 있다.혹은 자상한 선물에서,혹은 미묘한 격려에서,혹은 포옹에서,혹은 위안에서,병원 침대는 물론,코마개, 먹지 않은 빵, 부드럽게 속삭이는 밀어, 펜더 스트라토캐스터스,특별한 소설 작품에서도.우리는 이런 것들을 모두 기억해야 한다.뉘앙스, 예외, 미묘한 차이 등 우리가 삶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사실은 훨씬 크고 고귀한 의미가 있다는 것을 말이다.그것들은 우리의 삶을 구해주기 위해 존재한다.이상하게 들리겠지만,난 그게 사실이란 걸 안다...
밥을 먹지 않고 나온 아람이의 일용한 양식인 베이글을 잘라주었다.손수 이렇게 먹는 것을 잘라주고 하는걸 좋아해서 저 베이글 역시 내 스타일대로 조각조각. 잘라주고 크림치즈까지 완벽하게 발라줬다.뿌듯.그나저나 베이글이 담겨져 나온 저 접시 참 탐난다. 예쁘다.저 접시에 알리오올리오를 담아 먹어도 엄청나게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아.. 그러고 보니 알리오올리오 안먹은지 오래됐다.처음에는 크림파스타를 좋아했는데, 알리오올리오의 맛을 알아버린 뒤론 이게 더 좋아졌다.그런데 알아보니 이 알리오올리오를 맛있게 하는 집이 많이 없다고....조리법이 간단할 수록 어렵다고 한다.원래는 오늘 계획이 따로 있었는데, 그게 캔슬되는 바람에 둘이서 책을 챙겨서 카페를 왔다.밖이 오늘은 정~~~~말 덥고 습하고 숨이 턱턱 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