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 초코 라떼맛없는 아메리카노를 주문한 것은 실수였다. 도대체 관계에 대해선 진전이라곤 없는 대화들이 오갔다. 서로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고, 자기 이야기를 하기 바쁘고, 영양가 없는 말들이 눈앞에 떠돌았다. 허탈감 외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시간들. 총기 한 줄기 찾아볼 수 없는 초점없는 눈빛으로 같은 불만들을 얘기하고, 답이 없는 걱정만 한다. 다른 관점도, 다른 생활도, 다른 방안도 전혀 없다. 표정엔 반가움은커녕 기쁨 역시 딱히 찾아볼 수 없다. 다들 웃음 소리는 내고 있지만 침울한 분위기에 숨이 막혔다. 이럴 줄 알았으면 달디 단 아이스 초코 라떼라도 주문할걸. 집에 혼자 돌아오는 길에도 무언가 형언할 수 없는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여 한동안 멍만 때리며 걸었다. -Hee ········..
*행운모든 일엔 다 이유가 있다고 믿는다면 불운도 행운도 사실 없는 게 아닐까. 좋은 일 뒤엔 나쁜 일이 생겨나고, 한숨만 푹푹 쉬는 날이 있다면 이렇게 좋을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는 일들이 일어나니까. 아직 모든 것에 총량의 법칙이 존재하는 것까진 100% 인정이 되지 않지만 총량의 법칙이 정말로 실재한다면 조금은 허탈할 것만 같아. -Hee ····················································································도란도란 프로젝트의 다른 글들도 만나보세요.🔸도란도란 프로젝트 Tumblr 바로가기🔸도란도란 프로젝트 브런치 바로가기🔹도란도란 프로젝트 페이스북페이지 바로가기🔹도란도란 프로젝트 ..
*개성(다른 사람이나 개체와 구별되는 고유의 특성)1.한 공동체에 굉장히 익숙해져 있거나 그 색 안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익숙해져 결국 색깔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많은 가운데 자기만의 색을 은은하게 또는 끊임없이 발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 나 역시 덩달아 무언가(명확하게 무언가인지는 모르겠지만)에 대한 동기를 얻게 되어 엔돌핀이 마구 솟는다. 숨통 트여.2.'같이 이야기하는 데 벽이 없잖아''밝은 에너지를 주니까''사람은 일관성이 있어야 해''먼저 어른들이 잘못하면 안 돼. 젊은 사람들도 보고 똑같이 배우는 거야'-Hee ····················································································도란도란 프로젝트의..
*선택의 연속1.내가 했던 선택의 결실을 당장 맺지 못해 보일지라도 모든 선택이 무의미하진 않을 것이다. 내가 느끼는 것이 있는 한. 2.앞으로 살아갈 삶의 방향을 결정할 굵직한 선택부터 내일 아침에 마실 원두를 고르는 것 따위의 자잘한 선택들까지 여러 가능성들이 반짝이고 있다. 어떤 길을 걸어나갈지, 혹은 걷고 있는지 다 걸어봐야 알겠지만 아직은 따뜻하고 향기롭다. 3.그때 널 그냥 공항으로 보내고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우리는 없었겠지.큰 나무가 심어져 있는 카페에 홀로 앉아 전화를 하면서 너의 물음에 내가 명확하게 대답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우리는 없었겠지.그때 그 시간들을 고스란히 즐기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우리는 없었겠지.-Hee ···························..
*소금빵제작년 독산에서 살 적에 집 바로 앞에 베이커리와 커피를 같이 하는 카페가 있었다. 예전에 독산에서 살던 친구가 그 곳 커피는 물론이고 빵도 맛있다고 칭찬이 자자해서 처음에는 거기서 판매하고 있는 원두를 사봤다. 그 원두는 바로 에티오피아 코케허니. 산미가 있는 원두를 좋아하다 보니 예전에 에딧의 커피스토리에서 먹었던 맛처럼 강렬하진 않았지만 꽤 마실만했고, 향도 좋아서 기대 이상이었다. 그 뒤로 독산에 있을 동안 늘 그 카페에서 원두를 구매했다. 어느 날 일요일 이른 오전, 일찍 눈을 떴는데 배가 고파서 뭘 먹을지 고민하다가 그 카페에 베이커리가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이와 동시에 예전에 친구가 그곳 소금빵도 맛있다는 이야기를 했던 게 생각났다. 대충 옷을 주워 입고 눈 비비며 그 카페에 가보..
*20251.올해 따뜻함에 사르르 몸이 녹을 때쯤 나는 드레스를 입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에 맞춰 입장하고, 깔깔 웃으며 우리가 좋아하는 음악에 맞춰 퇴장하게 될 것이다. 아마 가장 재미있는 날 중 하나로 기억되지 않을까. 그 뒤 길고 긴 (사실 우리에겐 짧은 시간이지만..) 여름 나라로의 여행은 더 설렌다. 그렇게 상반기가 끝나고 하반기엔 아마 큰 결정을 하게 될 일이 두어 번 있을 것 같은데.. 무탈하게 모든 것이 지금처럼만 잘 지나갔으면 좋겠다. 2.지난해는 내 자신을 의심하고 또 의심했던 한 해였다. 올해는 조금 더 자신감을 가져도 되지 않을까. 3.1월의 어느 밤, 테니스를 치고 집에 오는 길에 올해 목표를 귀엽게 나의 메모장에 적어보았다.'올해 목표는 빵빵 길게 치기'그리고 지금 막 생각한 또 ..
*놀이공원1년에 한 번씩은 꼭 놀이공원에 가는 것이 내 계획 중 하나다. 갈 수 있을 때 가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작년에도 일부러 놀이공원에 가려고 평일에 연차를 내고 갔다. (주말엔 절대 가지 않는다) 올해도 물론 놀이공원에 갈 것이고, 티익스프레스를 열심히 타면서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신나게 웃을 예정이다. 하지만 5월은 피해야지. 작년에 5월 평일에 놀이공원에 갔는데 전국에서 소풍을 온 초, 중, 고등학생들이 많아서 주말처럼 줄이 빼곡했다. 올해는 많이 더울 때 가야겠어. 놀이공원에 가는 것처럼 미루지 않고 지금 현재에 하고 싶은 것인데 심지어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면 잔뜩잔뜩하는 1년을 만들어볼까나. -Hee ·······································..
*느낌표1.다른 시각들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다.2.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1년이 다 되어가도록 채우지 못한 것 같아서 마음이 찝찝하고 어딘가 불안하기도 하다. 이게 맞는 것인지, 아닌 것인지 아직도 갈피를 못 잡고 있는 내가 한심하기도 하고, 그저 시간들이 아득하기도 하다. 이런 어두운 기운과 좋지 않은 마음이 들게 하는 것들을 다 내버리고 뒤돌아서는 게 맞는지, 아니면 그저 그런 적당한 소모를 하며 지내는 것이 맞는지 잘 모르겠다. 도대체 뭐가 문제지. 무엇이 날 붙잡고 있는 거지.3.'I will keep working forever. But your wedding is once in a lifetime'.-Hee ·················································..
*나비새로운 동네에 이사 온 뒤 1년이 지났다. 거의 8~9개월 동안 괜찮은 테니스 클럽을 찾으며 방황하다가 11월부터 한 클럽에 정착해서 시간 날 때마다 열심히 코트에 나가고 있다. 내가 가입한 클럽은 고령자의 비율이 거의 압도적인 클럽인데 테니스 구력이 내 나이보다 많은 분들도 계시고, 70대 여성분은 국화부 출신으로 동네에서 전설로 통했던 분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같이 한번 쳐 봤는데 무서우셨음..) 그렇게 구력이 엄청난 분들 사이엔 흔히 말하는 테린이 분들도 계셨는데 그중 한 분은 60대에 처음 테니스를 배워서 꽤나 잘 치고 계신다. 60대에 테니스를 배울 수 있다는 사실에 머리를 띵-하고 맞은 기분이 들었다. 그분에 비하면 난 아직 새파랗게 젊은 나이. 어떤 것을 시작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