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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2. 공유

*공유마음속에 있는 생각이나 감정을 다 꺼내는 것은 아직까지 불가능하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그걸 덜어내보니 내가 느끼는 것을 상대도 동일하게 느끼고 공감하는 모습을 보았고, 그런 모습에 위로받을 수 있었다. 말하고 싶지 않은 어려운 부분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다는 것. 예전 같았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었지만 이번엔 그러고 싶었다. 더 좋은 선택인지는 모르겠지만 예전과는 다른 방법으로 다루고 싶었고, 다른 결과를 기대하고 싶었다. 예전과 달라져고 괜찮고, 앞으로 더 변해도 괜찮을 것 같다. 변하지 않는 것은 모두 썩는다.-Hee ····················································································도란도란 프로젝트의 다른 글..

621. 라멘

*라멘1."나는 이렇게 우동처럼 굵은 면이 좋더라.""라멘은?""라멘은 뭔가 조금 다른 느낌이긴 한데, 약간 면보다는 어떤 육수인지, 어떤 재료가 메인인지에 따라 많이 달라지지 않나? 아 근데 생각해 보면 면이 얇은 라멘보단 우리가 저번에 먹었었던 츠케멘처럼 조금 굵은 면이 더 좋은 것 같긴 해.""근데 나는 얇은 면이 더 좋아. 굵은 면은 뭔가 국물이나 양념이 조금 덜 베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아~ 맞아, 그럴 수 있겠다.""이번에 다카마쓰가서 우동 많이 먹어보자""그래!!!!!"2.작년 일본 여행 때 무거운 이치란 라멘 키트를 사서 열심히 한국으로 들고 왔다. 심지어 나는 이치란 라멘을 좋아하지도 않는다. 그래도 그저 호의를 베풀고 싶어서, 100% 좋은 마음에서 나온 결정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

620. 장례

*장례1.얼마 전 장례식장에 다녀왔다. 장례식장에 가는 발걸음은 언제나 무겁고, 마음은 어수선하다. 앞으로도 당연하게 가는 일들은 없을 테니 그저 호흡을 크게 하는수 밖에. 2.가끔 죽음에 대해 상상하곤 한다. 어떻게든 더 나은 삶을 위해 스트레스를 받아 가며 버티는 사람도, 육체적인 노동을 감당하며 여러 날, 여러 해를 전투하는 자세로 살아가는 사람도, 모든 문제들을 회피하고 도망가 버리는 사람도, 타인에게 아랑곳하지 않고 상처를 주는 사람도 결국 누구나 죽음을 피할 순 없다. 어차피 모든 것을 가져가지도 못하고 죽음을 맞이하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데 그렇게 부대끼고, 시샘하고, 미워해야 하나. 모든 좋지 않은 감정들을 해소하지 못하고 슬프게 죽을 바엔 조금 더 편안하게 생각하고, 사랑을 나누어 주고..

2025년 여름 일기 9

#33일차 5-6년전 뉴욕 센트럴파크 마라톤 대회에 나간 이후, 여행지를 정할 때 마라톤 대회가 있는지 제일 먼저 검색해 본다. 정말 운 좋게 내가 여행하려고 계획하던 때에 마라톤 대회가 있던 적이 있다. (이번 신혼여행때가 그랬다) 만약 대회가 없어도 꼭 러닝화를 챙겨서 여행지 아침에 뛴다. 내일 새벽, 구마모토 일대를 뛸 예정이다. 벌써 신나! #34일차 이번 여행에선 산에 가고 싶어서 등산화를 챙겼고, 이른 새벽에 러닝하려고 러닝화를 챙겼다. 그리고 평소에 마구 걷고 싶어서 슬리퍼나 샌들 대신 운동화를 챙겼다. 구마모토 도착 첫 날, 산 입구에서 등산화로 갈아 신고 산에 올랐다. 활화산이라서 까맣게 변한 요상한 흙을 계속 밟을까 싶었는데 내가 일본에 도착하기 전날까지 왔던 기록적인 폭우때문인진..

그때 2025.11.19

2025년 여름 일기 8

#29일차 책상 욕심이 생겼다. 노트북과 앉을 곳만 있다면 어디든 만사 오케이라고 생각했는데, 회사에서 커다란 듀얼 모니터와 성능좋은 데스크탑으로 일을 하다보니 집에와서 작은 노트북 화면을 들여다보기 쉽지 않네. 데스크탑 세팅을 해야하나. 나만의 책상을 들여놔야 하나. 고민스럽다. #30일차 아침마다 좋아하는 원두를 갈아 커피를 마신다. 맛과 향이 좋은 커피를 마시면 아침이 황홀해진다. 꿀꿀한 저녁에도 다음날 아침이 빨리 오길 기다려진다. 기분도 환기될 수 있거든. #31일차 드디어 내일 새벽 공항에 간다. 공항이라는 장소만 떠올리면 덩달아 뉴욕, 방콕, 코창, 코사무이, 호치민, 발리, 말레이시아가 떠오른다. 마음이 몽글거리는 나라들. 작년 나고야에 이어 두 번째 일본 여행은 구마모토로 간다...

그때 2025.11.18

2025년 여름 일기 7

#25일차 솔직히 이렇게까지 무식한 사람은 처음 겪었다. 무식한 사람이 자신만의 확고한 (개똥철학같은) 신념까지 곁들여져 정말 최고 무식한 사람이 되었다. ”저렇게도 살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 사람은 무식으로 인해 큰 코를 다치거나 스스로 머쓱한 적이 없을까. #26일차 조금은 힘을 빼고 살자. 돌멩이들이 날아오면 잡을 시간도 없이 다 저 멀리 튕겨낼 필요는 없으니까. 비장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믿자. 세상엔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으니까. 조금은 놓아두고 살자. 먼저 계획하고, 미리 생각한 것과는 달리 조금 틀어져도 힘을 빼고 있으면 유연함이 생기게. #27일차 나는 초록색이 좋다. 초록색은 평화롭다. 고로 나는 평화롭다. 아이폰 키보드 맨 앞..

그때 2025.11.17

619. 케이크

*케이크1.그날은 친구의 이사가 마무리되고 집들이를 하기 위해 모인 날이었다. 축하하는 의미로 그 당시 수원역 앞에 있는 자주 가던 가게에서 케이크를 사고, 나름 기분을 낸다고 (말 그대로) 포도주를 샀다. 다들 옹기종기 모여앉아 깔깔대며 초를 불었고, 포도주를 따라 짠을 하고 마셨는데 모두 한마음으로 포도주가 맛없다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 뒤 우리는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밤 산책을 하면서 컴컴한 골목 안 가로등 밑에서 환하게 웃으며 사진을 찍었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서 밤새도록 고스톱을 쳤다. 동이 틀 무렵 정말 아무 데나 누워서 잠을 잤고, 일어난 뒤 편한 옷 그대로 입고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 여름밤이 있었다. 2.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오랫동안 인연을 지속하고 있다는 자체는 정말 대단한 일이다..

2025년 여름 일기 7

#25일차 솔직히 이렇게까지 무식한 사람은 처음 겪었다. 무식한 사람이 자신만의 확고한 (개똥철학같은) 신념까지 곁들여져 정말 최고 무식한 사람이 되었다. ”저렇게도 살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 사람은 무식으로 인해 큰 코를 다치거나 스스로 머쓱한 적이 없을까. #26일차 조금은 힘을 빼고 살자. 돌멩이들이 날아오면 잡을 시간도 없이 다 저 멀리 튕겨낼 필요는 없으니까. 비장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믿자. 세상엔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으니까. 조금은 놓아두고 살자. 먼저 계획하고, 미리 생각한 것과는 달리 조금 틀어져도 힘을 빼고 있으면 유연함이 생기게. #27일차 나는 초록색이 좋다. 초록색은 평화롭다. 고로 나는 평화롭다. 아이폰 키보드 맨 ..

그때 2025.11.13

2025년 여름 일기 6

#21일차 언제부터인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제일 좋아하는 계절을 물으면(사실 안 물어도) 언제나 '여름!'이라고 대답한다. 여름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낮이 길기 때문이고, 중대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자유롭게 밤 시간도 사용할 수 있어서다. 낮이 길면 하루를 더 길게, 하루 중 무언가를 더 많이 할 수 있는 기분이라 뿌듯하고, 춥지 않은 여름밤은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한가 싶다. #22일차 자신과의 싸움이 제일 어렵다. 누군가 보지 않으므로 나만 눈감고 있으면 되는거라 제일 비겁하기도 하다. 포기도 쉽다. 언제 이기지. 이기고 싶은데. #23일차 무언가 꼬물꼬물 꾸미고 지속하는 게 있어야 삶의 동기가 부여된다. 축 쳐지는 날엔 어떻게든 뭔가를 더 ..

그때 2025.11.12

2025년 여름 일기 5

#17일차 테니스는 밸런스와 타이밍이다. 생각보다 섬세한 운동이라 치면 칠수록 어렵다. 그 사람의 성격과 마음이 고스란히 볼에 드러난다.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고 빠른 스텝도 요하고 뭐 그냥 어렵다는 얘기다. 하하. #18일차 모든 사람들이 다 내 마음 같지 않다. 아무리 봐도 이상한 디자인인데 누군가는 예쁘다고 하고, 글자 간격을 조금 다르게 하면 더 보기 편할 것 같은데 바꾸지 않는다. 내 생각과 다른 경우를 마주할 때 그냥 내 자신을 조금 더 내려놓으면 편하겠지. 그래, 내가 틀릴 수도 있는 거니까!!!#19일차 어제 아이슬란드의 거대한 산맥에서 캠핑하는 사진과 함께 '세상은 넓어서 지금 하는 고민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그런 내용의 글을 봤다. 그러게. 지난달 코사무이에서 3주 동안 있었을 때의 나..

그때 2025.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