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때문인가. 일주일간 나에게 주어진 휴식시간이지만 그다지 컨디션은 좋지 않다. 그리고 벌써 반이나 지나가 버렸다. 그래도 여러가지 생각해놓은 것들은 많이 했다- 지금으로부터 8시간 뒤에 나는 춘천에 가 있을 것이다. 항상 춘천춘천 가고싶다고 말만 해왔는데. 2년전 거기서 잠깐 몇개월 머물렀던 이 후로 가보지 못했다. 용기내서 가보자. 1박2일로 가고싶었으나 감기때문에 몸이 안좋은 관계로 하루만에 후닥 다녀와야지- 아, 지금도 코 훌쩍 훌쩍 거린다. 낮에 코를 하도 많이 풀어서 코가 다 헐었다. 약먹고 자야겠다. 에~~!취. 기침까지 크게했다. 어쩌다 봄에 감기를.. 킁. 지금보다 더 나빠지지 않은 내 상태에 감사하며.
달라진다. 굉장히 달라진다. 어느땐 누군가의 '누가'가 되는거고, 또 어느때는 또 누군가의 그 '누가'가 되는거고. 그리고 또 어느때는 또 누군가의 그 '누가'가 되는거다. 하지만 우리는 여러가지의 '누가'를 완성시킬 수 없다. 한쪽의 노릇을 완벽히 하자니 다른 한쪽이 서운하다 하고, 다른 한쪽의 노릇을 완벽히 하자니 또 다른 한쪽이 서운하다고 한다. 우리는 슈퍼맨이 아니다. 그렇기에 이해하고 또 이해해야 한다. 그런데 난 이 사실을 지금까지 몰랐다. 그냥 '나'만 알고 있었다. 이기적이다. 매우. 때론 내가 나 자신에 지치기도 한다. 그래서 힘이든다. 어떤 때는 여러가지 '누가'를 완성시키고 싶을 때도 있으나 어떤 때는 그냥 다 심술이 난다. 구제불능이다. 이런 나를 나는 이해해야 한다. 이런 나 자신..
그녀는 믿는 버릇이 있다 금방 날아갈 것 같은 휘발유같은 말도 믿는다 그녀는 낯을 가리지 않고 믿는다 그녀는 못 믿을 남자도 믿는다 한 남자가 잘라온 다발 꽃을 믿는다 꽃다발로 묶인 헛소리를 믿는다 밑동은 딴 데 두고 대궁으로 걸어오는 반토막짜리 사랑도 믿는다 고장난 뻐꾸기 시계가 네 시에 정오를 알렸다 그녀는 뻐꾸기를 믿는다 뻐꾸기 울음과 정오 사이를 의심하지 않는다 그녀의 믿음은 지푸라기처럼 따스하다 먹먹하게 가는 귀 먹은 그녀의 믿음 끝에 어떤 것도 들여놓지 못한다 그녀는 못 뽑힌 구멍투성이다 믿을 때마다 돋아나는 못, 못들을 껴안아야 돋아나던 믿음 그녀는 매일 밤 피를 닦으며 잠이 든다 -최문자, '그녀는 믿는 버릇이 있다' [출처] 그녀는 믿는 버릇이 있다|작성자 앨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