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6.28 베어트리파크에 가다.전의역과 베어트리파크는 정말 좋은 기억으로 남겨진 장소들.특히 전의역에서 내려 길을 걷는데, 등산할 때 산에서만 맡을 수 있었던풀냄새가 내 코를 스쳤다. 아, 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고, 길에 예쁘게 심어진 꽃들과 벽에 나란히 매달려 있는 색색빛의 화분을 보며이 곳이 전의역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버스를 잘 못된 방향에서 기다려서 탔다가 다시 내려야했다.(아.. 역시 방향치+길치 가 어디 안간다) 시간이 없어 미리 꼼꼼하게 알아보지 않고 왔더니 .. ㅎ하하핳택시를 타고 5분 뒤 베어트리 파크에 도착했다.좋았던 건, 일단 오전이고, 평일이라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베어트리파크 안의 한 스팟에서 좌우 앞뒤를 둘러보면 아무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사람이 없었다.그래..
대안공간 눈에 자원봉사를 다녀왔다.예전에 인터뷰 차 다녀온 곳인데, 정말 마음에 들어서조금이나마 내가 할 일이 있을까, 도움이 될 수가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지내다가어떻게 시간이 나서 갈 수 있게 되었다. 톡톡 튀는 창의적인 벽화들과, 매번 바뀌는 갤러리.이번 갤러리는 '조금 무심하게 그린 너희'라는 작품이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제목이 어쩜.. 어떻게 이런 제목을 생각해 낼 수가 있지?정말 힘이 들어가지 않은, 툭 내뱉는 듯한 제목에 한번 감탄하고,작품에 또 한번 감탄했다.무언가 내 마음에 확 닿았던 작품명이였다.보통 작품이 아무리 좋아도,작품명과 잘 연결이 되지 않을때가 많았는데,이번 작품은 군더더기 없이 아차 싶었다.이런 전시를 하는 날, 내가 왔다는 자체가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조금이..
어제 인적자원관리 시험을 봤는데 생각보다 엄청 일찍 나왔다. 세번째로 나오다니.친구는 나보고 금메달을 따랬는데 진짜 금메달은 아니지만 동메달을 따면 어떡하냐고 ㅋㅋㅋㅋㅋㅋㅋ홀가분하게 시험을 치고 나와서 맥주가 땡겼다그래서 편의점에 갔다근데 일본맥주들이 30% 세일하고 있었다굿산토리는 이미 사람들이 다 털어간 뒤였고아사히랑 기린 중에 기린 선택.역시나 부들부들 맛있다 그리고 안주를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오징어집을 선택했다어릴때 좋아했던 오징어집.근데 좀 더 짜게 느껴지는건 기분탓이겠지 역시 낮에 마시는 맥주 한 잔, 한 캔은 매력이 넘친다예전에 Bittersweet sound에서도 낮에 맥주를 마신적이 있는데 엄청 맛있었던 기억이. 그리고 나서 저녁에 또 술을 마셨다진토닉도 깔끔했다근데 뭔가 엄청나게 찬 ..
행궁동 골목골목 사람사는 그곳,흙길 하나 없는 시멘트길 틈사이에 식물들이 뿌리를 내렸다.한 번 뿌리내리면 죽을때까지 자력으로 터를 옮기지 못하는 식물들의 모습이 인간의 삶과 다를게 없어보였다.변화가 두렵고 귀찮아서 이사를 가지 못하고 평생 한 집에 사는 경우가 많다.행궁동도 불편하고 좁고 낙후 되었어도 어르신들은 변화를 두려워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그자리에 있고 싶어한다.낯선이들이 때론 불편하기도 하고, 때론 반갑기도 한 그 이면의 모습속에서 어쩌면 사람이 그리운지 모르겠다.한집 두집 철거되고, 삶의 터전이 파괴되어도 쉽게 그 자리를 잊지 못한다.그들의 마음을 이해해 줄 것 같은 들풀에게서 나는 위로를 얻는다.그리고 햇빛을 비추듯, 그들에게도 희망이 보인다. -최은아 작가, [착가노트]- 이 글을 ..
밤 11시가 훌쩍 넘었던 시간,난생 처음 밟아본 그 곳에서 방향치, 길치였던 내가 애써 그 동네와 빨리 익숙해지려고 두리번 두리번 고개를 돌리며 주변에 문 닫은 가게들을 둘러보았고,지금은 내 삶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공간이지만,처음 발을 내딛었을때 빨리 내 공간으로 만드려고, 낯설지 않으려고, 주변의 모든 사물과 가구에게 눈길을 주었고,잠이 오지 않았지만, 빨리 내일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어두운 방, 침대에 누워 마음 한켠에 설레임을 갖고 잠을 청했던 그 때가 생각이 났다. 현실적으로는 굉장히 힘들때였지만, 마냥 웃을 수 만은 없었던 그 때 였지만,지금 돌이켜 보면 나는 참 좋았다. 내 자신에 대해서 주위 아무 영향 없이 온전히 느낄 수 있었던 때였고,내 감정이 가장 소중했던 때였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