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색


1. 나의 하루는 내 머리가 갈색이였을때, 검정색으로 염색을 하고 싶었다. 친구 Y양에게 물어보니, 검정색은 집에서 염색을 해도 괜찮다고 나에게 일러주었다. 그래서 검정색 염색약을 사들고 집으로 갔다. 집에 도착하니, 엄마 아빠가 약주를 하고 계셨다. 그래서 엄마에게 염색을 해달라고 하니, 술을 드셨다며 모른척을 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오늘은 염색을 못하겠구나, 했는데, 갑자기 청하 한 병에 얼큰하게 취한 아빠가 염색을 해준다고 했다. 음. 일단 고마운데, 과연 그 아빠 상태에서 염색을 할 수 있을까.. 의심을 해봤다. 하지만 내 성격은, 한번 마음 먹으면 바로 실행에 옮기고, 또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아빠에게 내 머리를 맡겼다. 아빠의 손아귀 힘은 굉장히 세서 머리가 아팠다. 그리고 아빠의 성격은 굉장히 꼼꼼해서 일단 한번 시작하고 나니 굉장히 꼼꼼히 내 머리에 검정색 염색약을 바르는게 아닌가………. 새벽 한 시에 내 머리 염색은 끝이 났다. 이미 엄마는 주무시고 계셨고, 아빠는 내 머리카락에 (나는 머리숯도 많다) 꼼꼼히 염색약을 모두 바르신 후, 유유히 컴퓨터를 하고 계셨다. 나는 정해진 30분이란 시간이 지난 후 머리를 감았다. 머리를 모두 감고 나서 거울에 내 얼굴을 비추어 보니 머리 염색이 굉장히 잘 되있었다. 물론 검정색이라는 고유의 색 때문에 잘 되었을 수도 있곘지만, 다시 한번 아빠의 꼼꼼함에 놀랐다. 그리고 돌이켜보면 아빠가 내 머리에 염색약을 발라주리라곤 상상하지도 못했다. 우리 아빠의 성격은 굉장히 무뚝뚝하며, 살갑지 않다. 3형제 중 첫째로 태어났고, 할아버지 고향이 경상도인데다가 군인이셨기 때문에 집안 분위기 또한 딱딱했다. 덧붙여 할머니 이야기까지 하자면, 우리 할머니는 3형제를 낳으셨고, 군인인 할아버지에게 아주아주 어릴 적에 시집을 갔기 떄문에, 할머니 또한 성격이 살갑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엄마가 아빠에게 시집와서 8년동안 할아버지 할머니와 같이 살면서 서운함을 굉장히 많이 느꼈다) 무튼 나중에 우리가족이 따로 할아버지, 할머니 밑에서 독립을 하면서도, 집안 분위기가 굉장히 (예전에 할아버지댁에 살던 것을 닮아) 무뚝뚝했다. 누구 하나 애교있는 사람이 없었다. 당연한 아빠도, 그리고 8년동안 시집살이를 한 엄마도, 그리고 그 밑에서 자란 나와 내 동생도. 그래서 나는 중,고등학교때 친구를 부를 떄, 그냥 이름을 부르지 못했다. 꼭 성을 붙여서 불러야 편했다. 동생을 부를때도 그랬다. 괜히 이름만 부르기가 어색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나보다 지금의 나는 정말 많이 살가워졌고, 유해졌으며, 정다워졌다. 어떤 이들은 예전의 내 모습을 이야기하면 전혀 상상이 안간다고도 했다.


2. 나는 내 고유의 색을 잃지 않으려고, 지키려고 애쓰는 측에 속한다. 어느 누가 안그러겠냐만은. 사실 그 전엔 지금의 색에 만족을 못하고,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이렇게 저렇게 변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지금의 나보다 더 나은 내가 되고 싶었기 때문에. 그런데 누군가가 그랬다. 넌 지금 너의 모습, 그 자체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내 모습을, 내가 소중하게 간직하려고 하는 것들을 잃지 않는게 중요하다고. 그 얘기를 듣는 순간, 어쩌면 내가 변하는 것보다, 내 자신의 모습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Hee






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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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1. 머리털나고 난생처음으로 엄마한테 밖에서 밥을 사 준적이 있다. 나는 21살 때였고, 염리동에서 자취를 하며, 홍대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을 적이다. 엄마랑 통화를 했는데, 내가 엄마보고 서울로 놀러오라고 한 것 같다. (잘 기억은 안난다)

엄마는 토요일이 되자 홍대를 방문하셨다. 나는 엄마를 데리고 홍대 미술학원 거리에 내가 좋아하던 ‘이찌방테리야끼’라는 가게를 갔다. 그 가게에서 고기를 찍어먹는 소스가 엄청 달달하며 맛있어서, 그걸 꼭 엄마랑 같이 먹고 싶었다. 엄마랑 둘이 앉아, 지금 어떻게 살고있냐, 밥은 어떻게 먹냐, 아르바이트는 괜찮냐, 는 등의 주제로 이야기를 하면서 음식이 나오길 기다렸다. 

음식이 나오자 고기 한 점에 소스를 듬뿍 찍어 엄마에게 드렸다. 다행스럽게도 엄마는 맛있다고 해주셨다. 나는 내가 맛있다고 느끼는 것을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권하고 싶은 그런 마음이 많아서, 엄마도 맛있어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어떻게 보면 소스가 굉장히 달 수도 있었으나, 괜찮다고 해주셨다.

마치 내가 한 음식도 아니면서, 내가 한 음식을 맛있다고 해줬을 때 드는 뿌듯함이랄까.

밥을 다 먹고, 지금보다 어린 나는 지금보다 젊고 날씬했었던 엄마와 함께, 홍대 길거리를 돌아다녔다.

그 때가 따뜻했을 때라 프리마켓이 했어서, 길거리에서 귀걸이도 구경하고, 지갑도 구경하고, 수제품도 구경했다. 아마 엄마는 이런 문화들을 경험하지 못했을거라 생각해서 마구마구 데리고 다니고 싶었다. 그 당시에 만나던 남자친구가 마침 프리마켓에서 공연을 한다고 해서, 저 사람이 내 남자친구야, 하면서 노래도 들려주고 싶었으나 엄마는 다음 약속때문에 엄청나게 아쉽지만 오후 4시쯤 엄마와 헤어져야 했다. 뭐야. 지금 생각해봐도 그때의 감정이 생각난다. 엄청 아쉽고 시원섭섭한.

아주 가끔은 그때가 그립기도 하다.



2. 점점 나이가 들수록 특이한 버릇이 생겼다. 버릇? 습관? 식습관이라는 말이 맞겠네.

어릴 적에는 국이나 찌개 등에 밥을 비벼먹는 걸 좋아했다. 국에는 물론 밥을 말아서 김치랑 같이 먹는걸 좋아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주 어쩌면 본 재료의 맛을 느끼고 싶어서 일지도 모르겠다) 국과 찌개와 밥은 각각 따로따로 먹게 되었다. 뭐 그럴수도 있지, 하겠지만, 더 웃긴건 카레가 있어도 왠만하면 비벼서 먹지 않고 따로따로 먹는다. (물론 집카레 기준) 볶음밥도 왠만하면 먹지 않는다. 뭐 아예 안먹거나 그런건 아니지만, 난 그냥 따로따로 먹는게 참 좋다. 

어릴 적에는 진 밥이 좋았다. 그냥 부들부들하고, 씹기도 편하고, 목구멍에서 잘 넘어가고. 그런데 커가면서, 그리고 현미밥의 그 꼬들함을 느끼면서 진 밥이 싫어졌다. 

그리고 나는 방금 갓 한 밥을 싫어한다. 엄마가 보통 밥을 해두시면 집에서 밥을 먹는 사람이 거의 없다. 다들 직장에 다니고, 밖에서 밥을 먹고 오는 그런 날이 많아서, 밥을 해두면 대부분은 그냥 식게 된다. 그래서 나는 대부분 식은 밥을 다시 데워먹는 것이 더 맛있어졌다. 어느날 나는 갓 한 밥을 싫어한다고 엄마에게 선전포고하자 엄마가 넌 참 특이하다고 했다.



3. 나는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아침밥을 챙겨주는 것을 좋아한다. 나로 인해 든든하게 먹고 하루를 시작했으면 좋겠다. 아침밥 같은 존재가 되고싶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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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꿈

도란도란 프로젝트 2014.03.09 11:41

 


*꿈 : 막연한 꿈


그냥 막연하게 

내 꿈은 건강하게 살고싶은 것. 몸도, 마음도, 생각도, 모든 것이 병들지 않고 (정말 그럴 수 있을까) 씩씩하고 건강하게 사는게 내 꿈. 그리고 애교 없는 내가 애교를 부리고, 칭얼대기도 하며, 내가 힘들거나 지칠 때 오래오래 기댈 수 있고, 나를 무지막지하게 사랑해주고, 끝까지 믿어주는 그런 사람과 함께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것.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고, 잘하고 싶어하니까 마음 껏 요리할 수 있는 것. 그리고 멋진 그릇에 그 요리를 담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모두 초대해 대접하고 싶은 것. 그 사람들과 철학, 문학, 트렌드, 예술 등의 여러가지 분야를 넘나들며 시시껄렁한 담소를 나누고 싶은 것. 커피 향을 무지 좋아하니, 내가 사는 집엔 커피향이 가득 한 것. 움직이는 걸 좋아하니, 저녁을 먹고 밖을 나가 산책을 하는 것. 저혈압인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체온이 많이 떨어져 있어서, 이른 아침에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운동하는 것. 내가 만들어 낸 것들이 사람들에게 소소하지만 유용하게 쓰이는 것. 때로는 눈물을 잊지 않고 울기도 하는 것.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는 것. 보고싶은 영화를 큰 화면으로 보는 것.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 것. 냉장고에 사과가 가득 차 있는 것. 내가 좋아하는 일을 끝까지 하는 것. 우리 팀 사람들과 오래오래 함께 했으면 하는 것. 예쁘게 꽃꽂이를 해 식탁에 내가 내킬 때 마다 다양한 꽃들이 놓여있는 것. 사랑하는 가족들이 아프지 않는 것. 그리고 행복한 것.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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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루


1.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는 말이 있었지. 

나에겐 정말 꼭 맞는 말.

어떤 사건에 대해, 사람에 대해, 기대를 하게 되면 정말 기대한 만큼, 실망을 했다.

기대가 크면 클 수록, 실망도 커져만 갔다. 정말 신기하리만큼, 항상 그랬다.

그 실망에 지친 나는, 기대보다는 항상 최악의 상황을 생각했다.

그렇게 되면 그 최악의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다.

어디선가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항상 자기가 운동경기를 보면, 응원하는 팀이 진다고.

뭐, 나 역시 그런 맥락이랄까. 언젠가부터 기대를 하지 않는 습관을 가졌다.

이런 습관을 가지면서 느낀 좋은 점은 사람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으니, 실망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람에 대해 기대를 하게 되면, 내 머릿속의 그 사람은 당연히 내가 기대하고 원하는 상의 사람이 되어버려,

현실과는 다른 슬픈 괴리감이 생긴다. 그 괴리감을 이기지 못해 자연스럽게 실망을 하게 되고.

하지만 기대를 하지 않으면 이런 괴리감이 굉장히 적게 생긴다. (물론 아예 없진 않다. 첫인상 등등 모든 상황이란게 있으니.)

친구들은 내게 말한다. 그런 습관이 너에겐 지독한 방어본능이라고. 그냥 사람에 대해 어찌보면 굉장히 방어적이라고. 사람에게 상처받기 싫어서, 또는 다시 상처받기 싫어서, 힘들기 싫어서, 마음앓이하기 싫어서 자신을 본능적으로 보호하고, 또 방어하고 있는거라고. 

친구들은 내게 말한다. 상처 까짓거 받으면 어떻냐고. 그냥 마음껏 기대하라고. 자연스럽게 기대를 하게 되면 마음이 지금보다도 더 설렐 때가 많을 거라고. 아프니까 청춘 아니겠냐고.(라고 말하며 씁쓸하게 웃었던 친구도 있었다)

기대하는 것 자체가 나에겐 신기루라고 생각한다. 

잡힐 것 같으면서도, 잡히지 않는 것. 보이는 것 같으면서도, 보이지 않는 것. 내게 다가올 것만 같으면서도, 다가오지 않는 것.




2.’우리 망가진 것 같애. 아주 심하게.’

'응?'

'하두 당하고 아프다 보니까 오히려 아픈게 진짜 인생이라고 생각하잖아. 환하고 밝고 아름다운건 꿈이겠거니, 낭만이겠거니, 철없는 판타지겠거니, 하면서.'

'어쩌겠니~ 그게 현실인데'

'정말 그게 현실일까? 동화같은 일이 우리 인생에도 있을지 모르잖아. 그런일이 실제로 생겨도 오히려 그게 더 비현실적으로 느껴져서 우리가 못잡는 것일수도 있잖아.'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3 중-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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