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결에
어느새 12시가 되었다. 여기저기서 '오늘은 어디서 뭘 먹을까요?', '오늘 뭐 먹고 싶어요?'라는 얘기가 오갔다. '일단 나가요'라는 말과 함께 우루루 사무실을 나섰다. 보통 사무실에서 한 블럭 정도 떨어진 음식점들을 갔었는데, 이번엔 조금 멀리 가보자는 의견이 있어 세 블럭 정도 떨어져 있는 음식점에 갔다. 아직 여름이 오지 않았을 때라 나는 코트를 입고 있었고, 코트 주머니에 손을 넣고 종종거리며 열심히 점심을 먹으러 갔다. 그리고 열심히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 1시간은 왜 이렇게 짧을까. 어느새 12시 55분이 막 넘어가고, 다 같이 부지런히 걸어서 사무실에 도착했다. 사무실에 오자마자 업무들이 쏟아졌고, 이것저것 처리하다가 전화할 일이 생겨 아이폰을 찾았다. 아이폰을 들고 얼굴 인식을 하려고 하는데 이상한 알림이 떠 있었다. 아이폰이 잠겼다. 무려 15분 동안이나.. 아까 점심 먹고 정신없이 돌아오는 길에 주머니에서 계속 비밀번호가 잘못 눌렸나 보다. 급하게 전화해야 했는데 그 화면을 보자 헛웃음이 나왔다. 일단 피씨버전 카카오톡으로 어떻게든 일을 처리하고 나니 그새 15분이 지나있었다. 모니터에서 눈을 뗄 수 없어 아이폰을 바닥에 두고 비밀번호를 눌렀다. 그리고 나는 눈이 튀어나오는 줄 알았다. 아이폰이 1시간 동안 잠기게 된 것이다. 하.. 내가 습관처럼 정우 아이폰 비밀번호를 누르고 만 것이다. 이후 나는 정우 아이폰에서 내 아이폰으로 같이 찍은 사진들을 에어드랍으로 옮기는데, 이때 정우 아이폰은 내 얼굴 인식이 되지 않으므로 비밀번호를 누르고 아이폰을 연다. 평소 내 아이폰은 얼굴 인식으로 열기 때문에 오히려 정우 아이폰에서 비밀번호를 누르는 일이 더 많았다. 그래서 그게 몸에 밴 것이다. 그렇게 나는 1시간을 더 기다린 후에야 마침내 내 아이폰을 열 수 있게 되었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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