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 PURE CAFE

읽고 싶은 책이 생겼다는 건,내 삶에서 정말 기쁜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크래프트 지.그리고 또 크래프트 연습장.낙타.그리고 또 크래프트지에 적힌 편지.활짝 펼친 다이어리.그 다이어리 사이에 놓인 검정색 볼펜.떨리는 마음에 적어나가는 장소와 시간.

기억과 추억사이에 남아있던 그들을 그냥 남겨둘걸 그랬다.판타지는 그 순간, 그 때에서 끝이 난다.절대까진 아니더라도.현실에 타협하며, 그때 꾸던 꿈과 이상은 사라지고, 세상에 불만이 가득해지고,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투정만 부리는, 그런 그들만이 남아있었다.안타깝고 아쉽고, 재회에 대해 회의감이 들었다.한편으로는 깔끔해지기도 했다.

무서운 이기주의인 세상에덩그러니 놓여진 느낌이다.인적없는 적막하고 울창한 숲 속에서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그래도 괜찮아, 라는 말이 엄청난 위로가 된다는 걸 느꼈지만쉽게 그런 말을 들을 수 없는 나의 현실이 아쉽기만 하다.넌 괜찮아?라는 질문도 별거 아닌 것 같지만 큰 마음의 위안이 되는건 사실인데 말이다.

흥이 나질 않아,

기억한다는 사실이 정말정말 대단하구나. 현재도 미래의 나에겐 기억하고 있을 순간일 수 있기에, 지금 이 순간 순간의 소중하다는 것을 느꼈다. 정말 예쁘고 내 마음에 드는 산책길을 한 걸음 한 걸음 아끼면서 걸어가듯, 시간을 보내려 한다.

'헤어짐'과 '끝'은 '새로운 만남', '시작'과 같은 말. 아쉬움은 뒤로하고, 설레임을 앞에두자

밤만쥬 속에 들어있는 꾸덕꾸덕한 앙금처럼 꽉 차게, 빈틈이 생기지 않게,그렇게, 그렇게.

시간을 버텨낸건지, 시간이 흘러간건지, 시간이 흐르는건지, 시간을 이겨낸건지, 시간과 싸워온건지, 시간을 기다린건지는 잘 모르겠다.하지만 짧지도 않고, 길지도 않았던 시간이 지나가면서 결국 정점을 찍어도 되는 날이 다가오고 있는 것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