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1 "어, 형식아 나야. 뭐하냐? 아직도 가게하냐? 오- 그래도 오래하네. 잘 되나보네 바쁜게 좋지. 야 안그래도 나도 수원역에 가게 얻었다. 응 안양보다는 수원이 유동인구가 이십만명이래. 어, 안양보다는 괜찮은거 같아서 20평짜리 2억 2천만원에 계약했어. 회사? 회사는 사직서내야지. 아, 근데 돈이 조금 모자르다. 집에서 해줄 수 있는건 1억정돈데, 나머지를 구해야되. 너 돈 좀 남는거 있냐? 아, 그렇지, 먹고살기 힘들지. 은행에서 대출도 알아보고 해야지. 응, 응. 그래. 언제 가게 한번갈게. 맥주나 마시자. 아, 부모님도 잘 계시지. 뭐 잘 하라고 하셔. 그래그래. 응 다음에 또 연락할게"-어느 초가을 밤, 22시경에 전철에서 들렸던 통화 중. 2. 보고싶었던 친구 A와 함께 시원한 맥주 ..
읽고 싶은 책이 생겼다는 건,내 삶에서 정말 기쁜일이 아닐 수 없다.
*기차 1.오후 8시 52분 기차를 타러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 집에서 기차역까지는 2~30분정도지만, 여유있게 기차타기 한시간 전에 집에서 나왔다. 신나는 음악을 들으며 뚜벅뚜벅 걷고 있다가 '앗!'하고 외마디소리를 질렀다.무언가 돌뿌리에 구두가 걸리며 잠시 중심을 잃어 넘어질뻔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넘어지진 않았다.하지만 구두가 고장나버렸다. 구두 밑 가보시에 제대로 걸리면서 거의 가보시의 반 정도가 떨어져 나가있었다.하... 다시 집으로 돌아가서 구두를 바꿔신고 나오기에는 약간 시간이 애매하고.이대로 계속 가기에는 이쯤에서 더 구두가 망가지면 맨발로 다녀야 하는 정말 안좋은 결과가 나올수 있기 때문에 순간 엄청 고민했다.결론은 조금만 더 꾹 참고 걷기로 했다. 기차만 타면 된다는 생각에.밑창이 덜컹..
*결혼식 1. 고등학교 2학년. '政治'라는 과목을 좋아했다. 좋아하는지라 잘하기도 했다. '政治'선생님은 단발머리에 깐깐한 이미지를 지닌 여자선생님이셨다. 아마 입술 위에 점이 포인트로 하나 있었다. 이름만 들어도 어려운 '政治'라는 과목을 그 선생님 덕분에 머릿 속에 쏙쏙 들어왔고, 시험도 만족스러운 성적이 나와주었다. 그런 '政治'선생님이 결혼을 한다고 했다. 그 소식을 듣고 잘됐구나, 하며 좋아하고 있는데, 국어선생님이 오시더니 내게 같이 축가를 부르자고 제안하셨다. 정확히 말하면 나와 우리반 여자아이 한명 더. 국어선생님이 성악을 예전에 잠깐 하셔서 성량이 크기 때문에 여자파트는 두명이 커버해주어야 한다고 했고, 어찌어찌하여 내 생애 첫 축가를 부르게 되었다. 그때 부른 축가는 '10월의 어느 ..
*입술 1. '소각하.'판사가 드디어 입술을 떼어 이야기를 했다.판사의 말을 기다리며 판사의 입만 쳐다보았던 나는 순간 저 판사의 입술이 되게 조그맣다는 생각이 들었다.여자판사여서 그런가. 진한 립스틱을 바르진 않았지만, 연한 핑크색의 틴트를 바른듯 입술에서 광이 났다.결국엔 그 판사의 입에서 원하는 단어가 나오게 되었다. 2. 이야기를 할까, 말까,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어렵게 굳게 다운 입술을 떼어 이야기를 했다.하지만 몇 분 뒤, 역시나 힘든걸까, 라는 생각이 들며 다시 입술을 닫았다. 3. 뽀뽀할 때에는 입술을 내밀어 '쪽'하는 소리가 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Hee *우산 1.우산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순간, 내 두 손엔 우산이 없었다. 예전에 내 생애 두번째 마라톤을 나가던 그 순간..
무서운 이기주의인 세상에덩그러니 놓여진 느낌이다.인적없는 적막하고 울창한 숲 속에서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8월인데 말이지. 몸에 열이 나면 날수록 춥던데, 난 오늘 몸에 열이 났던가? 아, 비를 맞아서 그런가보다. 애매하게 오는 비 덕분에 가져간 가디건은 어느새 우산대용으로. 이런식으로 집에 사놓은 우산이 정말 우산장사 할 정도로 많아서 끝내 우산을 사진 않았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밥을 다 먹고 나오니 비가 그쳐있었지만) 얼마만에 온 aA지. 잠시 회상을 하다가, 일 시작. 후다다닥 후다닥 집중해서 일을 끝냈다. 웃사브에서 디저트로 먹은 푸딩. 쌀로 만들었다는데, 연유맛이 많이 났다 하긴, 밥먹었는데 디저트마저 쌀 맛이 난다면 먹기 싫었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