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초등학교 때 짝사랑을 했던 상대는 두 명이었다. 그 둘의 이미지는 닮았다. 누가 봐도 착해 보이는 인상이었고, 하얀 피부를 가졌다. 그리고 모범생처럼 생긴, 실제로 모범생이기도 했던 친구들이었다. 3학년 때 좋아했던 친구에겐 고백도 해봤다. 사실 남자와 여자가 사귄다는 게 어떤 건지 잘 몰랐고, 그저 좋아함을 표현하는 게 전부였던 나이였기에 발렌타인 데이날 귀여운 편지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준비한 선물을 요란한 봉투에 넣어 아파트 단지 앞에서 줬던 것이 내겐 고백이었다. 나 말고도 그 친구를 좋아하는 여자애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 친구는 여자애들한테 선물을 받고, 편지를 받는 것이 당연해 보이긴 했다. 그리고 6학년 때 좋아했던 친구는 멀리서만 좋아하지 않고 실제로 그 친구네 집에도 놀러 갈 정도로 친하게 지냈었다. 그때부터였을까. 내가 좋아한다고 고백했다가 상대방에게 거절당할까봐 제대로 된 고백은 하지도 못하고 그저 친하게 지내며 두근거리는 마음을 고이고이 간직하는 습관이. 언뜻 보면 그저 친한 친구구나 싶은 관계로 지내는 것이 내 짝사랑의 방법이었다. 당연히 그 친구에겐 끝내 고백하지 않았고, 그렇게 초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멀어졌다. 그 이후 나는 거의 내게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남자에게 더 관심이 갔다. 그런 고백은 내게 너무 안전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고백에 전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웬만하면 내게 좋아한다고 했던 친구들을 한 번 더 유심히 보긴 했었다. 그 당시 조금 더 거절을 포용하며, 진지하게 먼저 고백을 했다면 상황들이 달라졌을까.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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