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 PURE CAFE

지나가버린 것들 중에는 생각했던것보다 아름다운 것이 많았다.

벚꽃이 피는 계절도 이렇게 지나가는구나.작년에는 넓은 공원 한 켠에 예쁘게 분홍빛으로 물든 겹벚꽃을 볼 수 있었는데.올해는 겹벚꽃을 볼 수 없구나.그나마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던 벚꽃도 이젠 다 떨어져 나갔다.예쁜 것만 보고 싶다.겹벚꽃이 잔뜩 피어 있는 곳에 가고 싶다.옆에서 아이들이 뛰어다녀도,겹벚꽃에 시선을 뺏겨 마냥 웃기만 할 수 있는 그 곳을.

나를 갉아먹는 두려움과 심란함이 싫다

마음은 그냥 마음뿐으로 남는다.꾸준하기가 어려운가보다.그런가보다.그냥 그 마음만 그 자리에, 그 순간에, 그 시간에 덩그러니 남을 뿐.나는 꾸준한 마음이 좋다.모든 시간에 공존하고 있는 마음이 좋다.꾸준하고 든든한 사랑이 좋다.하지만 그건 욕심인가보다.

올바르게 잘 사는 것이란 어떤 걸까.먼저 건강하고 밝은 마음을 먹는 것이 아닐까.그 전엔 곧은 가치관과 기준이 세워져야겠지.잘 살고 싶다.올바르게 잘 살고 싶다.이왕 사는거 병신짓하면서 살기보다는 잘 살면 좋잖아.타의 모범은 아닐지언정 내 자신에게, 네 자신에게, 주변에 좋아하는 사람들에게,좋은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 지금 올바르게 잘 살고 있는 것일까.넌 지금 올바르게 잘 살고 있는 것일까.

설마 감기기운일까어쩐지 아침에 컨디션이 저조하다 싶더니밤이 되고 침을 삼키니 목이 따꼼하다.엄마는 이미 감기로 골골거리고 (ㅠㅠ)..이번 겨울에도 작년 겨울처럼 절대 감기에 걸리지 않으리라.씻고 뜨끈한 전기장판에 누워서 일찍 자야겠다.내일은 따뜻하게 입고가야지.오늘 괜히 코트하나 달랑 걸치고 갔다가 낭패봤다.얼른 씻구 와서 손발에 핸드크림 듬뿍 바르고 자야지!

오늘 바람이 정말 부드러웠다. 정말정말. 바람을 맞으며 길을 걸었다. 얇은 코트를 입었지만 따뜻했다. 걷기 정말 좋은 날씨였다. 이왕 걷기 좋은거, 좋아하는 음악도 들으며 걸었다. 행복한 날이었다.

20대 후반, 30대가 되고, 40대가 되면감정에 무덤덤해진다고 들었다.이 시간에서 시간을 더 더해 50대가 되고, 60대가 되면그제서야 인간이 유해지고, 말랑해진다고 들었다. 하지만 내가 20대 후반이 되고, 더 시간이 지날수록,감정이 더 유연해지고,금방이라도 케익 위에 떨어질 법한불을 가득 안고 있는 가느다란 초와 같이 느껴진다. 감정선이 예전보다 더 많이 떨린다.

예측할 수 없는 감정들과 상황들에나조차도 혼란스러운데.솔직히 말하면 내 예상이 맞길 바라진 않았지만,그렇다고 틀리길 바라지도 않았다.

신발 사러 가는 날 길에 보이는 건 모두 신발 뿐이다.길가는 모든 사람들의 신발만 눈에 들어온다.사람 전체는 안중에도 없다. 미장원을 다녀오면 모든 사람의 머리에만 시선이 집중된다.그 외엔 아무것도 안보인다.그런가하면 그 반대 경우도 있다.근처 도장방이 어디냐고 물어오면 나는 갑자기 멍해진다.어디서 본듯도 한데 도무지 생각이 나질 않는다.바로 회사 앞에 있는 그 도장방을 아침저녘 지나다니면서도 도대체 기억속에는 남아있질 않는 것이다.마치 그 집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거나 다름없다. 사실이 그렇다.세상은 내 마음 끌리는대로 있기 때문이다.조화도 그게 가짜인줄 알때까진 진짜꽃이다.빌려온 가짜 진주 목걸이를 잃어버리고는 그걸 진짜로 갚으려고평생을 고생한 모파상의 어느 여인의 이야기도 이에서 비롯된다.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