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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3. 군만두

*군만두얼마전 회사 점심시간에 짜장면, 탕수육, 짬뽕을 배달시켜서 먹은 적이 있다. 예전에 회사 다닐 때 중식을 언제 시켜 먹어 봤나 생각해보니 대학교 휴학하고 다녔던 회사에서 양장피를 시켜먹은 적이 있었는데, 그 뒤 거의 12년 만에 회사 점심으로 다시 중식을 먹게 됐다. 배달음식이 왔고 음식을 꺼내보니 군만두가 있었다. 예전에 먹었던 중국집 군만두는 굉장히 딱딱하고 납작하고 맛이 없었기에 이번에도 그럴 거라 생각하고 쳐다보지도 않았다. 근데 군만두가 하나 남게 되었고, 내가 군만두를 먹지 않았다고 하자 어느새 내 앞에 군만두가 놓여 있었다. 딱히 음식물 쓰레기 버릴 곳도 없어서 빨리 먹어치우자는 생각에 한 입을 물었다. 오잉? 생각보다 맛있잖아? 예전에 내가 먹었던 군만두랑은 차원이 다르다! 만두소도..

632. 원인불명

*원인불명일어나는 일들의 99.999%는 전부 원인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은 날갯짓, 스치듯 마음을 훑고 지나간 한 마디, 짧은 순간이지만 강렬한 인상, 스쳐간 옷깃, 마음을 움직인 장면, 놓칠 뻔한 눈빛, 무심한 솔직함, 호르몬의 장난 등. -Hee ····················································································도란도란 프로젝트의 다른 글들도 만나보세요.🔸도란도란 프로젝트 Tumblr 바로가기🔸도란도란 프로젝트 브런치 바로가기🔹도란도란 프로젝트 페이스북페이지 바로가기🔹도란도란 프로젝트 트위터 바로가기

631. AI

*AI1.챗지피티가 없었다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빠르게 이해하고 해결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불친절한 전임자만 원망하며 여기저기 호소해가며 배웠겠지. 다행히 정형화되어 있는 일이므로 챗지피티가 열심히 중간중간 내 이름까지 불러가면서 알려준 덕분에 일단 물 흐르듯 지내고 있다. 지나다니며 다른 일을 하고 있는 분의 모니터를 보니 거기도 챗지피티를 매우 애용하고 있었다. AI가 없었던 시절에도 물론 일은 잘 진행되었겠지만 AI가 있어서 시간의 질, 삶의 질을 높여주는 사실은 너무도 분명해졌다. 2.회사 동료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가끔 챗지피티가 자신이 원하는 대답을 하지 못하거나, 의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 너무 답답한 나머지 챗지피티를 혼낸다고 한다. 이 말을 들은 ..

630. 비율

*비율확실히 이전보다 불안해하는 날들의 비율이 적어졌다. 종종 이렇게 생각하는 게 맞나,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맞나,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이 맞나, 잘 살고 있는 것은 맞나, 불안함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었는데. 이제는 바로 옆에서 진심으로 이렇게 해도 괜찮고, 저렇게 되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어서 나의 불안함이 많이 사라졌다. 정말 나는 뭐가 중요한 지 몰랐나 봐. -Hee ····················································································도란도란 프로젝트의 다른 글들도 만나보세요.🔸도란도란 프로젝트 Tumblr 바로가기🔸도란도란 프로젝트 브런치 바로가기🔹도란도란 프로젝트 페이스북페이지 바로가기..

629. 이직

*이직1.간간이 새로운 환경에 나를 내비치는 건 언제나 필요한 것 같다. 공기, 분위기, 대화들이 전환되면서 나도 덩달아 정비되니까. 좋은 쪽으로. 우연의 일치인지, 타이밍이 잘 맞아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여러모로 내 주위가 바뀌고 있다. 직장도, 집의 구조도, 없었던 가구도, 새 그릇들도. 나 역시 급하면 급하게 찾아온 변화를 나름대로 즐기면서 적응하고 있다. 2.올해는 하나라고 하면 하나밖에 모르고, 눈앞에 있는 것들에만 급급하고, 마음을 제대로 쓸 줄 모르는 얄팍한 사람(들)을 마주치지 말길. 대신 자주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고, 대화할수록 흥미진진하고, 얼굴에 여유가 묻어나는 그런 사람(들)을 더 많이 마주치길.-Hee ·············································..

628. 짝사랑

*짝사랑초등학교 때 짝사랑을 했던 상대는 두 명이었다. 그 둘의 이미지는 닮았다. 누가 봐도 착해 보이는 인상이었고, 하얀 피부를 가졌다. 그리고 모범생처럼 생긴, 실제로 모범생이기도 했던 친구들이었다. 3학년 때 좋아했던 친구에겐 고백도 해봤다. 사실 남자와 여자가 사귄다는 게 어떤 건지 잘 몰랐고, 그저 좋아함을 표현하는 게 전부였던 나이였기에 발렌타인 데이날 귀여운 편지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준비한 선물을 요란한 봉투에 넣어 아파트 단지 앞에서 줬던 것이 내겐 고백이었다. 나 말고도 그 친구를 좋아하는 여자애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 친구는 여자애들한테 선물을 받고, 편지를 받는 것이 당연해 보이긴 했다. 그리고 6학년 때 좋아했던 친구는 멀리서만 좋아하지 않고 실제로 그 친구네 집에도 놀러 갈 정도로..

627. 새해 목표

*새해 목표1. 작년보다 책을 더 가까이2. 영어 공부 꾸준히3. 몸과 마음을 가볍게4. 무슨 일이든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5. 고민할 바엔 그냥 움직이기-Hee ····················································································도란도란 프로젝트의 다른 글들도 만나보세요.🔸도란도란 프로젝트 Tumblr 바로가기🔸도란도란 프로젝트 브런치 바로가기🔹도란도란 프로젝트 페이스북페이지 바로가기🔹도란도란 프로젝트 트위터 바로가기 -Hee

626. 반격

*반격고등학교 때 '아, 나는 어떻게, 이렇게, 저렇게 해서 복수를 해야겠다'라고 나름 현실적인 복수의 방법을 생각한 적이 (많이) 있었다. 누군가를 미워했었으니까. 시간이 지나면서 미워하는 마음은 다행히 더 커지지 않았지만 그때의 나를 다시 돌이켜 봐도 그런 생각들로 인해 내가 이성의 끈을 겨우 잡고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다. 누군가에게 악영향을 주기보다는 내가 누구보다 더 행복하게 사는 것이 가장 큰 복수일지도 모른다. 가끔 잔인해지자면, 그녀가 덜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Hee ····················································································도란도란 프로젝트의 다른 글들도 ..

625. 볶음밥

*볶음밥한국인 국룰은 볶음밥이라던데. 정우랑 단둘이 식당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은 후라든가, 쭈꾸미 볶음이나 소곱창을 먹은 후, 볶음밥을 주문한 적이 거의 없다. 둘이 양이 그렇게 많지도 않을뿐더러 밥을 먹을 공간이 있다면 고기나 쭈꾸미를 더 먹자는 느낌이랄까.. 심지어 회를 먹을 때에도 대부분 매운탕에 밥을 많이 주문하지만 우리는 정말 회만 푸짐하게 먹고 나온다. 물론 다른 일행이 볶음밥을 먹자고 하면 고개를 끄덕이긴 하지만 자의적으로 시킨 적은 거의 없는 격. 그리고 외식보다 우리는 집에서 요리를 해먹는 시간이 곱절은 더 많은데, 집에서도 볶음밥을 해 먹은 적이 없다. 카레를 해도 나는 밥과 카레를 따로 담아서 먹는 수준이라.. 중국집에서도 볶음밥을 시킨 적은 없는 것 같다. 생각해 보니 웃기다. 볶음..

624. 치즈

*치즈1.그 라 나 파 다 노.그라나파다노.나는 왜 이 치즈 이름 외우기가 어려웠을까.보통 한 번 보면 외워지는 이름이 있는 반면, 이 치즈는 소리 내어 읽어도 외워지지 않았다.수차례 저 치즈를 보고, 이름을 외운다고 마음속으로 반복한 끝에 겨우 이름을 외웠다.마치 곤포사일리지처럼.2.11월 말쯤 집에 한 커플이 놀러 왔다. 우리가 좋아하는 커플이라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고 싶어서 메뉴를 짜다가 보코치니 치즈 샐러드를 에피타이저로 내고 싶었다. 마침 내가 회식일 때 정우가 시간이 나서 혼자 장을 보러 다녀왔는데 애석하게도 보코치니 치즈가 똑떨어졌다고 했다. 대안으로 리코타 치즈를 사왔다. 음, 리코타 치즈로 한 번도 집에서 무언가를 만들어 본 적이 없는데. 그러다 올해 생일에 먹었던 샐러드가 떠올랐다.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