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왜 사사로운 것에도 불만을 내비치는지. 물론 입장은 다르지만 내 입장에선 이해할 수 없었다.아직 기분이 풀리지 않았지만 그래도 뭐라도 말하면서 풀고 싶었다. "오렌지 먹을래?"-Hee ····················································································도란도란 프로젝트의 다른 글들도 만나보세요.🔸도란도란 프로젝트 Tumblr 바로가기🔸도란도란 프로젝트 브런치 바로가기🔹도란도란 프로젝트 페이스북페이지 바로가기🔹도란도란 프로젝트 트위터 바로가기
*식탁1.벌써 20년도 더 됐을까. 시험기간이 되면 동생이랑 나랑 한 식탁에 앉아서 각자 공부하던 시절이 있었다. 늦은 밤 홀로 공부하는 것보다 같은 식탁에 마주 앉아 공부하는 누군가와 함께 시간을 보내니 더 공부가 잘되고 집중이 잘 됐다. 마치 혼자 책상 위에서 공부하는 것보다 모두가 공부하는 독서실에서 공부하면 더 잘 외워지고, 이해가 잘 되는 그런 느낌이었다. 몇 년 뒤 그렇게 시험공부를 하던 식탁이 어느 순간 각자 다이어리를 쓰고 하고 싶은 일을 하던 테이블로 용도가 바뀌었다. 나는 영어를 공부하거나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했고, 동생은 잔뜩 사 온 스티커를 다이어리에 붙이며 미뤄둔 다이어리를 쓰곤 했다. 각자의 방에 책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렇게 식탁을 활용했다. 2.한때 하얀 원형 테이블을..
*일기예보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토요일. 괜히 내일 일기예보를 들여다본다. 일기예보를 보면 뭐하나. 비가 와도 뛰러 갈 것이고, 비가 오지 않지만 추워도 뛰러 갈 것이고, 무슨 일이 있어도 무조건 뛸 것인데. 그 사실은 변함없는데. 이렇게 으슬으슬 봄바람 불고 흐린 날씨를 싫어하는(사실 그냥 추운 걸 싫어한다) 나는 취소하지 못할 내일의 마라톤을 접수한 과거의 나를 떠올리며 은근하게 원망을 해본다. 요즘 너무 바쁜 나머지 제대로 마라톤 연습을 하지 못해서 자신이 없었고, 그냥 완주를 목표로만 하자고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하지만 난 나를 잘 아는걸. 내일 신나게 뛸 것이라는걸. 아니나 다를까 마라톤 당일, 평일에 출근하는 날보다도 훨씬 일찍 일어나서 미리 꺼내둔 운동복으로 갈아입자마자 신이 나기 시작했다. ..
*상대적1.A를 바라보는 눈이 정말 다르다.B는 A를 매사에 불만이 많고 불평만 하는 사람으로 여긴다. 항상 만족하지 못하고 그 이상의 것을 원하는 욕심쟁이. C는 A를 그래도 친절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B에게 A에 대한 이야기를 아예 듣지 않았다면 나를 아껴주는 천사로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앞에 '그래도'라는 말이 붙은 이유는 B의 시각에서 보는 A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래도'를 붙였고, '그래도' 뒤 '나에겐'은 생략했다. D는 A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C에게 A에 대한 좋은 이야기만 들었기 때문이다. 잘해주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 사실 C는 그런 사실들만 기억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런 사실만 D에게 전달한 것일지도.E는 A를 눈에 비유하자면 흘겨보..
*관계의 끝1.얼마 전까지만 해도 영원히 보지 않을 사람(들)이고, 곧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던 관계들은 일주일 전, 한달 전의 나를 비웃듯 기약 없이 이어져 가게 되었다. 반면 나랑 평생 알고 지낼 것 같았던 사람(들)은 인연의 끈이 허무하게도 쉽게 끊어져 버렸다.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 같은 일일까. 며칠 전 친구와의 대화가 떠오른다. 정말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고, 어디서 어떻게 이어지게 될지 모르니 어디서든 잘 해야 한다고. 근데 그게 말이 쉽지. 어디서든 누구에게든 잘하는게 제일 어려운 일이다. 2.지금은 연락을 하지 않지만 가끔씩 대화하고 싶다고 생각이 드는 대상이 있다. 그 대상과의 대화가 그리운 날들이 있다. 그렇게 끝을 내지 말걸. 아니 끝을 맞이하도록 두지 말걸 그랬나. 3.관계를 ..
*생일선물1.며칠 전 다이소에서 포장지를 산 적이 있다. 오랜만에 포장지를 고르고 있는데 생각보다 포장지의 종류가 많지 않아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종이 재질의 포장지를 살 건지, 비닐 재질의 포장지를 살 건지 혼자 열심히 만지작 만지작거리다가 갑자기 초등학교 때 서점에 갔던 일이 떠올랐다. 아마 누군가의 생일 선물을 사기 위해 서점에서 책을 골랐고, '포장해 주세요'라고 말하면 서점에 있는 주인(또는 아르바이트생)분이 손가락으로 포장지 네다섯 개가 담긴 길쭉한 나무 박스를 가르키며 원하는 포장지를 고르라고 했었다. 짧은 시 간동안 열심히 포장지들을 보며 뭘 할지 고민하다가 하나의 포장지를 선택했고, 서점 주인분은 그 포장지를 스윽 꺼내서 능숙하게 책을 포장해 줬다. 요즘은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열심히 ..
*낙관1.골치 아픈 일들이 은근히 내 머릿속에 스며드는 요즘. 다르게 생각하면 별로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일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지만, 신경 쓰고 싶은 일들이기도 해서 스스로를 괴롭히고도 있다. 그래도 하나하나 수월하게 넘어가고 있으니까! 생각한 대로 해내면 되고, 움직이면 된다. 그리고 나중에 나는 지금처럼 웃고 있을 거니까 다 잘 될 것이라고 믿는다. 2.근데 갑자기 든 생각인데, 만약 약간 스스로가 염세적이고 부정적이거나 비판적인 사람은 머리가 안 아플 순간이 있을까? 걱정만 해야 하고, 좋지 않은 결과들이 마구 떠오르면 그건 그거대로 스트레스일 텐데. 아예 뇌의 구조가 다른 걸까? 어떤 생각의 흐름을 가지고 있는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Hee ······························..
*582꼭 월요일 저녁만 되면 술이 땡긴다. 지난 일 년을 되돌아본 결과 보통 금요일보다 월요일에 술을 많이 마셨다. 금요일은 괜히 주말이 코앞이므로 테니스를 치러 갔다가 술을 먹거나, 술을 먹지 않거나 둘 중 하나였는데, 월요일은 테니스고 뭐고 술을 찾은 적이 많았다. 일요일엔 다음날이 월요일이라 술은커녕 저녁을 적당히 먹고 저녁에 운동을 하고 바로 잠들고, 월요일엔 시간이 굉장히 빨리 간다는 생각이 들 만큼 회사 특성상 훨씬 바쁘고 정신없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집중을 해서 그런지 몰라도 월요일 저녁은 그냥 술을 마시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래서 일부러 말레이시아에 사는 친구와 언어 교환을 위해 영상통화하는 날을 월요일로 잡았는데, 그마저 약속이 미뤄지거나 하면 그냥 곧바로 술을 마셨다. 집이든, 밖에..
*아이스 초코 라떼맛없는 아메리카노를 주문한 것은 실수였다. 도대체 관계에 대해선 진전이라곤 없는 대화들이 오갔다. 서로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고, 자기 이야기를 하기 바쁘고, 영양가 없는 말들이 눈앞에 떠돌았다. 허탈감 외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시간들. 총기 한 줄기 찾아볼 수 없는 초점없는 눈빛으로 같은 불만들을 얘기하고, 답이 없는 걱정만 한다. 다른 관점도, 다른 생활도, 다른 방안도 전혀 없다. 표정엔 반가움은커녕 기쁨 역시 딱히 찾아볼 수 없다. 다들 웃음 소리는 내고 있지만 침울한 분위기에 숨이 막혔다. 이럴 줄 알았으면 달디 단 아이스 초코 라떼라도 주문할걸. 집에 혼자 돌아오는 길에도 무언가 형언할 수 없는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여 한동안 멍만 때리며 걸었다. -Hee ········..
*행운모든 일엔 다 이유가 있다고 믿는다면 불운도 행운도 사실 없는 게 아닐까. 좋은 일 뒤엔 나쁜 일이 생겨나고, 한숨만 푹푹 쉬는 날이 있다면 이렇게 좋을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는 일들이 일어나니까. 아직 모든 것에 총량의 법칙이 존재하는 것까진 100% 인정이 되지 않지만 총량의 법칙이 정말로 실재한다면 조금은 허탈할 것만 같아. -Hee ····················································································도란도란 프로젝트의 다른 글들도 만나보세요.🔸도란도란 프로젝트 Tumblr 바로가기🔸도란도란 프로젝트 브런치 바로가기🔹도란도란 프로젝트 페이스북페이지 바로가기🔹도란도란 프로젝트 ..